요즘 회사 두 곳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위 조직장(최고 리더)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관여하느냐에 따라 조직 문화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흥미롭게도 두 회사 모두 ‘스쿼드’ 형태로 팀을 운영하지만, 최고 리더의 개입 정도는 전혀 다르다.
A 회사 이야기
A 회사는 최고 리더들의 관여가 매우 높다.
전사적 관점에서 임팩트가 큰 작업은 빠르게 우선순위가 정리되고, 여러 팀 간 의사결정도 순식간에 이뤄진다.
프로젝트가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많다.
전사적인 프로젝트가 항상 최순위가 되고, 전사적인 임팩트에 모든 팀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그렇지만 이 상황이 이어지니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거나 실패를 통해 배울 기회가 줄어든다.
어느 순간부터 팀원들은 “이게 최고 리더가 좋아할 만한 방식인가?”만을 고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리더가 선호할 것 같은 방향으로 디자인과 기획이 편중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결국 조직 내에서 “최고 리더의 오더를 수행하는 것”이 주된 업무 패턴이 되어버렸다.
리더의 관여 덕분에 프로젝트 진행은 빠르지만, 조직원들의 주 관심사는 더이상 고객이 아니라 최고 리더가 된 것이다.
A 팀의 조직장들은 HR과 미팅때마다 최고 리더들의 관심을 줄이고 위임을 요청한다.
B 회사 이야기
반면 B 회사는 완전히 다르다.
최고 리더가 각 스쿼드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초기에 각 조직별 KPI를 설정할 때 한 번 리더들의 확인을 거치는 정도이며, 이후 실행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자율성을 부여받는다.
이렇다 보니 승인 절차가 없고 내부에서 합의만 되면 바로 실행할 수 있어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오히려 이게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회사 내 다른 팀과 협업이 필요할 때, 각 스쿼드가 자기 팀의 KPI에 집중하다 보니 협력보다는 ‘내 팀 일 먼저’ 로 흐르는 경우가 잦다.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라도 다른 조직을 설득하기가 번거롭고,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본인 조직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스펙으로만 기획하게 된다.
대부분의 작업은 전사적인 임팩트가 부족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결국 큰 그림을 보는 전사적 시너지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말을 빌리자면 팀의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플러스
효과는 있지만 곱하기
효과는 내지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B 팀의 조직장들은 HR과 미팅때마다 최고 리더들이 여러 조직의 업무에 관여해서 더 큰 임팩트를 내야만 한다고 요청한다.
리더의 개입, 방임, 위임 그 사이 어딘가
근 6개월 내 스타트업에서 가장 핫한 주제가 바로 "창업자 모드" 일 것이다.
에이비엔비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가 여러 스타트업 행사에서 이야기하는 개념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창업자가 모든 업무를 관리자에게 위임하지 말고, 사소한 부분까지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자는 주장" 이다.
Y Combinator의 창업가 폴 그레이엄은 직접 블로그까지 써가면서, 브라이언의 창업자 모드
라는 개념이 '스타트업 경영의 중대한 인사이트' 라고 극찬을 했다고 한다.
다만 브라이언 체스키도 '마이크로 매니징' 과 '세부 사항 관여'는 다른거라고 한다.
즉, 무엇을 해야하는지 하나하나 지시하는 것(마이크로 매니징) 이 아니라 상위 리더가 디테일한 내용을 직접 '알고' 의사결정을 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A, B 회사의 사례가 비단 두 회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단히 많은 회사가 이 두 회사 사이 어느즘에 있다.
결국 최고 리더가 디테일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으면서 어디까지 결정에 참여할 것인지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위임과 방임은 다르다.
최고 리더 혹은 상위 리더는 여러 의사결정에서 분명히 본인들이 이해하고 있고, 필요하면 여러 팀 간의 의사결정에서 회사를 위한 가장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만, 그 사이에서 너무 세세한 것들까지, 혹은 필요 이상으로 How
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이걸 잘 지킬 수 있다면 너무나 성과내기 좋은 조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