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에 KSUG 에서 진행한 가을 세미나의 패널토크 MC로 참여하고 왔다.
기완님, 희송님, 용권님 3분이 여러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는 것에 많은 경험을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런 패널토크는 사전에 준비된 질문 외에도 갑작스런 질문들이 많은데, 준비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 바로 바로 이야기하려면 그만큼 여러 경험이나 생각이 정리되어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분의 생각이 듣고 싶어 사전에 논의된 질문 외에도 여러가지 추가 질문들을 이어서 했고, 다채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끝나고 와이프를 만나러 가는 길에 웬지 스토브리그 드라마의 장면이 생각났다.
스토브리그에서 단장인 백승수가 드림즈가 준우승 했을 때와 지금이 무엇이 다른지를 당시의 멤버였던 장진우 투수에서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장진우 투수는 준우승 할 때와 지금이 무엇이 다른지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단순히 그때는 타자들이 좋았다, 투수들이 좋았다와 같이 추상적인 설명이 아닌 구체적인 차이를 설명한다.
- 19승을 달성한 투수의 존재
- 19승 투수가 나올 수 있도록 마운드 올라가기전 멘탈을 잡아주던 불펜 포수
- 타자들이 왼손 투수들을 더 잘 상대할 수 있게 해준 베팅볼 투수
- 선수 부상을 최소로 해준 컨디셔닝 코치
이걸 듣고 백승수 단장은 하나씩 이들을 복귀 시키고 종국엔 우승권 팀을 만들어낸다.
패널토크가 끝나고 왜 이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냐하면, 어떤 경험을 단순한 감정이나 추상적인 문장이 아닌 명확하고 또렷한 문장으로 설명했다는 공통점 때문이였다.
예를 들면 "어떤 팀원을 리더로 승진시켜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딱 보면 안다" 같은 추상적인 답변이 아닌, "본인이 리더가 되고 싶음을 계속 어필하는 사람" 과 같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문장으로 답변하는 것이 드라마 속 준우승 팀과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대사와 겹쳐보였다.
일류의 조건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살아가는 힘'이란, '숙달에 이르는 보편적 원리'를 반복적 체험을 통해 '기술로 만드는 것'이다.
경험이 전혀 없는 낯선 영역의 일이라도 숙달에 이르는 비결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면 용기를 갖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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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방식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 기술을 훔쳐 내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숙달로 이러지는 대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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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훔치는 힘은 암묵지 (개인의 기술이나 경험 속에 숨어 있지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이나 능력)를 얼마나 명확하게 인식하는지에 달려 있다.
기업 내의 지식 대부분은 암묵지로서, 그것을 활성화하여 형식지로 이용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
기술을 훔치는 힘은, 암묵지를 본인의 의식으로 자체 해석하여 형식지로 발현하고, 이를 다시 자기 안에 스며들게 하는 힘을 말한다.
경험하고 이해한 것을 내 문장으로 정리해서 뱉어낼 수 있을때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좋은 팀을 경험했다면 왜 이 팀이 좋은 팀인지, 좋은 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문장으로서 정리할 수 있어야 다음에도 좋은 팀을 구축할 수 있다.
좋은 팀원을 채용했다면 왜 이 팀원이 좋은 팀원인지, 이 팀원을 판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였는지, 채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다음에도 좋은 팀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
단순히 머릿속으로 생각에서 끝나거나, 기억에만 남겨둔다면 내 것이 되지 못했다.
어떠한 경험이 암묵지가 아닌 형식지가 되어야만 개인으로서, 팀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문장으로 정리하는 과정은 내가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애매한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과정을 통해 알게 된 부분은 더 깊어지고, 애매했던 부분은 분명해진다.
왜 그게 좋았는지,
왜 좋을 수 있었는지,
어떤 것을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등
경험으로 얻었던 많은 암묵지들을 문장으로서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을 자주 해야겠다.
그리고 팀 분들에게도 더 많이 물어보고 공유하길 권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