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해서 하반기 개발조직 & 프로덕트 조직의 모든 워크샵이 끝났다.
팀의 인원수가 많지 않을때는 개발파트 전체가 한 회의실에 모여서 진행을 했고, 직군별로 어느정도 구성이 되고 나서부터는 같은 시간대에 모여 직군별로 서로 다른 공간에서 워크샵을 각각 진행했다.
개발 파트 전체가 같은 날에 진행하니, 각 직군별 워크샵에 1~2시간씩 정도만 참여할 수 밖에 없어서 내가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모든 직군의 워크샵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백엔드, 프론트엔드, 데브옵스 등 직군별로 별도로 일정을 잡고 진행했다.
- 각 파트별 워크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더 체감하고
- 좀 더 건강하고 유의미한 워크샵 진행을 도와주고
- 파트별 Action Item이나 고민에 대해 좀 더 회사의 입장에서 도와주거나 답변을 해주는
등을 위함이였다.
파트별 워크샵을 어떻게 진행할지 전체적으로 워크샵 가이드라인을 구성해서 사전에 공유했다.
5 Why 규칙을 정하고, 가능한 사회자로서 각자에게 균등하게 문제의 원인에 대해 좀 더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면서 진행했다.
생각보다 다들 워크샵의 참여도가 너무 높아서 그간 나누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구체적인 Action Item도 산출되고, 내년 상반기때 무엇을 해야할지 목적도 모두 명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Action Item에서는 팀에서 해야할 것도 있고, C레벨로서 해야할 것도 생성되었다.
이번 워크샵에서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들으니 각 파트별의 고민이 좀 더 와닿았다.
참여했던 구성원분들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의 Why 를 받으면서 문제의 원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실제로 워크샵이 끝난 조직부터 일에 대한 몰입감이 달라진게 느껴졌다.
연말 분위기, 금요일에 상관없이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다.
Slack 이나 회의에서 "팀 게임"을 계속 언급하는 팀, 동료도 늘어났다.
그걸 보면서 마지막 팀의 워크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사각형을 가지고 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고 해보자.
사각형의 각 모서리들을 극한으로 잘라내다보면 원에 근접한 어떤 다면체가 나온다.
정사각형의 모서리를 잘라내면 8각형이 되고,
8각형에서 한번 더 모서리를 잘라내면 16각형이 된다.
그렇게 계속해서 모서리를 잘라나가다 보면 각 모서리들은 완전하진 않지만 곡면에 가깝게 된다.
그럼 정사각형이 원에 근접할 수 있다.
모서리를 자르고 자르고 해도 결국 완전한 원이 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원에 가깝게 될 수 있다.
그래서 그 과제를 받은 사람은 모서리를 극한으로 잘라내는 노력을 한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원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32각형 정도면 충분히 원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64각형 정도에서 원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1024각형까지 가야지만 원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를 수 있고,
자르는 도구의 숙련도 차이일 수도 있고,
인내심이 다를 수 있고,
혹은 "사각형을 원으로 만들기 위해 이정도까지 해야하나?"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일수도 있다.
요는 "이 정도면 충분히 원이다" 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팀의 문화, 개발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어떠한 모습은 분명히 있을 수 있겠지만, 완전히 100% 달성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에 준하는 형태를 추구하고, 노력한다.
누군가는 이정도면 충분히 좋은 팀 문화, 개발문화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이정도면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에 더 정진해야한다고 할 수 있다.
꾸준한 노력 끝에 "우린 원을 만들었다." 라고 한다면
어떤 팀은 8각형을 원이라고 하고,
어떤 팀은 16각형을 원이라고 하고,
어떤 팀은 1024각형도 아직 원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팀은 더더욱 끊임 없이 모서리를 자르는 노력을 한다.
우리 팀은 현재 몇각형 정도일까?
아직은 64각형정도 일 것 같다.
그렇지만 64각형 정도에서 만족하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팀은 충분히 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형태까지도 도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원하는 것은 우리 팀은 원에 근접한 무언가가 아니라, 진짜 원을 만들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무수히 많은 모서리를 잘라나가야할까?
그럼에도 그런 이상적인 원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의 우리 팀이 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