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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어하는 개발자의 유형 중 하나가,
개발자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기획자가 다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다.
- "A ~ Z까지 엣지케이스, 예외 상황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획서에 넣어주세요"
- "아 그건 기획서에 없었으니깐 당연히 안했죠"
- "그거 자주 잊어먹으니깐 A, B, C에 문서화 해주세요"
등등 엄청 많다.
이걸 병적으로 싫어한다.
엔지니어외 다른 직무는 엔지니어의 서포트 조직이 아니다.
그래서 팀에 합류하고나서 공들였던 작업중 하나가 엔지니어들의 문서화/커뮤니케이션 문화 개선이였다.
초기 스타트업의 엔지니어분들은 커뮤니케이션/문서화의 세심함이 정말 부족하다.
엔지니어들의 리소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이다보니,
최대한 엔지니어분들의 리소스를 아끼기 위해 엔지니어가 아닌 분들이 정말 많은 서포트를 하게 된다.
- 개발 용어가 남발한 이야기를 하면 그걸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거나
- 엔지니어가 아닌 분들께 혹시 이것 아는지 물어보거나
- 엔지니어가 하지 않는 문서화를 대신 하거나
- 엔지니어가 무지성(?) 개발 할 수 있도록 A-Z까지 예외상황, 엣지케이스 전부를 찾아서 기획문서로 만드는 등등.
엔지니어가 개발/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안,
엔지니어들의 성의 없는 문서화, 커뮤니케이션의 정리는 주변 동료들의 몫이 된다.
그리고 엔지니어들의 협업을 위한 세심함도 점점 잃게 된다.
엔지니어가 아닌 분들을 위한 문서화와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는 "우리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 다.
기획/PO/PM 혹은 그 외 엔지니어가 아닌 직무분들이 개발 용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엔지니어가 조금만 더 배려하면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엔지니어의 생산성만이 가장 중요한 자원은 아니다.
입사한지 1주년이 되었다.
어제 슬랙에 나온 대화를 보다가 벌써 이만큼 왔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코드, 좋은 개발문화 등등 전문성에 대한 개선을 하는 만큼,
문서화/커뮤니케이션 문화도 점점 정착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은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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