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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2. 우아한형제들 부검 - 어디로 가는지

by 창천향로 창천향로 202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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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사내 블로그에는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4. 앞으로의 계획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그래서 도대체 어딜가는데?" 라고 궁금해하실텐데요.

일단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2가지 조건의 교집합인 회사인데요.

  • Seed 단계의 작은 스타트업
  • 제가 좋아하는 비지니스모델

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서 조금 설명이 필요합니다.

저는 2016년부터 개발자의 커리어/교육/채용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와 관련된 여러가지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패했고, 일부는 반응이 너무 낮아서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항상 갈망하던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3가지가 중심인 회사를 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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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가지를 하는 하는 회사 중에서 저는 인프런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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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런을 모르시는 분들은 인프런이 어느 정도 크기의 회사인지 궁금해하실텐데요.

(시드만 투자 받은 상태)

현재의 기준으로 우아한형제들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ompare

(좌측이 우아한형제들 / 우측이 인프런)

기술 스택이 Java/Spring에서 NodeJS 기반으로 변경되다보니 다음의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Q. 가서 자바로 전환하시는거죠?

아뇨.
아마 몇 년간은 자바로 전환할 일은 없을 겁니다.

현재의 인프런 사이즈에서는 굳이 Java/Spring이 필요한 단계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가 익숙하지 않다고, 서비스 전체를 개편하는 바보같은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의미합니다.
Java/Spring으로 전환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합당한 이유사내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으면 그땐 진행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굳이 개발팀의 동의뿐만 아니라 전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한 이유는 시스템 개편을 하는 동안 그 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소홀할 수 밖에 없기때문인데요.
지금 당장 feature를 추가하는것, 개선하는 것들을 포기함으로서 타직군분들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것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발팀 외 다른 부서간의 동의도 있다면 그때 아마 Java/Spring 전환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익숙하고 가장 자신있는 Java/Spring 전환에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이유 중, 개인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요.

흔히들 언어와 프레임워크는 도구일뿐 거기에 종속되면 안된다고들 합니다.
헌데, 저는 경력 내내 Java/Spring만 다뤄왔습니다.

그래서 이왕 도전 하는 김에 제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위기감을 조성해보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여태 쌓은 자바 개발자로서의 커리어가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근데 미래에 정말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한번은 컴포트존을 벗어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한테 있어서 Java / Spring / JPA / MySQL은 컴포트존이라서요.
불편한 환경으로 가서 거기서 다시 오픈소스에 기여할만큼의 성장을 한다면 개발자로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해볼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Q. 연봉 협상은 잘 되셨나요?

이 질문은 일단, 인프런 대표님과 사전에 어디까지 공개할지 다 합의가 된 상태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앞에서도 서술했지만 저는 현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네카라쿠배 라는 흔히 말하는 1 Tier 기업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개발자라 하면 연봉이 꽤나 높습니다.
이 금액은 인프런 정도의 작은 회사에서 감당하기에는 아주 큰 괴리감이 있습니다.

특히나 연봉을 제외하더라도 다양한 현금성 복지도 무시못하는 요소인데요.
(막간을 이용한 우아한형제들 자랑)

  • 주 35시간
    • 주 40시간으로 환산시 대략 14% 연봉 상승
  • 비포괄
    • 바쁜 시기에는 야근비가 월 100만원 이상
  • (양가)부모님 실비보험 (연 수백만원)
  • 복지포인트 (연 200만원)
  • 무제한 도서지원비
  • 전세대출이자 지원
  • 재택지원비 (월10만원)
  • 모든 외부 교육비의 80% 지원
  • 사이닝 or 리텐션 보너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현금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처음 인프런의 대표님과 이야기를 했을때 대표님은 "제가 동욱님 입장이면 여기로 안올것 같다" 고 하셨던게 기억이 납니다.(되게 솔직하시구나 싶었습니다.)

얼마나 큰 차이가 난다면 이직을 제안한 회사의 대표님이 이런 이야기를 할까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 차이만큼의 랜덤박스를 받기로 했습니다.

box

이 랜덤박스 안에 집행검이 들어있을지, 단검이 들어있을지는 앞으로 하기 나름입니다.
당연하게도 저는 미래의 집행검이 나올것에 좀 더 무게를 주었습니다.

당연히 이 랜덤박스가 깡통일수도 있겠지만 회사의 비전에 동의하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면 충분히 미래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인프런이 좀 더 성장한 뒤에 만나면 되지 않나요?

만약 시간이 흘러 인프런이 시리즈 B,C가 되었을때 합류한다면 시리즈 C~E는 인프런에서하고 Seed에서 시리즈 B를 경험하기 위해 또 떠나야 합니다.

헌데, 어차피 Seed 라운드는 인력/복지/보상/프로세스 모든 것이 부족한 단계인데요.
여기서 서비스 마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단계를 버틸수 있는 기댈 곳이 없습니다.

현재의 인프런은 제가 원하는 시점 / 원하는 규모 / 좋아하는 도메인 이 3개가 모두 일치한 상태라서 어차피 Seed 혹은 시리즈 A 경험이 필요하다면 지금의 인프런이 딱 맞는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Q. 다른 코딩 기관도 많은데 왜 인프런인가요?

저는 제가 업으로 삼고 있는 개발자라는 직업도 그렇고, 제가 일하는 회사도 그렇고 유시민 작가님이 해주시는 서생의 문제 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 을 항상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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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생의 문제 의식은 스타트업의 비전이 될 것이고, 상인의 현실 감각은 재무제표라고 줄곧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인프런은 비전도 공감되면서 재무제표도 탄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별도의 투자를 받지 않더라도, 매년 영업이익만으로 회사를 확장시킬 수 있는 재무제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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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랩 2020년 4분기 시작)

개인적으로는 투자금을 태워서 압도적인 성장을 하는 회사들(유니콘)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척박하지만 현실성 있는 성장과 재무제표를 유지하는 기업 (낙타)들을 원했습니다.

TTime의 유니콘은 잊으시라. 이제는 낙타다 글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ps. 개발자에서도 이상적인 개발 환경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면서 정작 제품 개발에 소홀하거나 현실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분들도 제가 선호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물론, 제품 개발과 출시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 이상적인 개발문화는 당연히 논의해야합니다)

이외에도 인프런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기에 좋은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IT 현업 종사자 이거나 IT 현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 엣지있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러면에서 인프런은 제가 생각해왔던 모델을 이미 하고 있고,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라 (제 기준으로는) 현재의 보상을 포기하고 갈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Q.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누군가는 이제 좋아하는 일을 할 생각에 신나지 않냐고 기대에 찬 질문을 하시기도 했는데요.

사실 저는 결정을 내렸을때, 마녀사냥의 허지웅님이 언급하신 영화 졸업이 떠올랐습니다.

더스틴 호프먼과 캐서린 로스의 청춘 영화 졸업 엔딩을 보면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속에서 주인공 둘은 결혼식에서 도망치고 본인들이 원하는 삶 (여기서는 버스)으로 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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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뛰어가서 탄 버스안에서의 짧은 시간이 이 영화의 실제 엔딩이라는 해석이 저는 참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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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전까지는 기대감을 안고 있겠지만, 막상 현실은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점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든 과정들이 저에게 있어서는 이야기거리라서 손해보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4/19일에 퇴사 후, 익일인 4/20일에 바로 새 회사로 출근을 합니다.

어서 가서 시스템을 뜯어 보고 싶네요!
아! 저는 가서 강의와 개발을 같이 하고 싶어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개발환경, 새로운 동료들, 투자자분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 등으로 인해서 개발에만 집중할 예정입니다.

5. 마무리

시간이 흘러 결국엔 제 도전이 잘 안되서 다시 롤백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아한형제들에 무릎 꿇고 싹싹 빌어야겠죠?)

롤백을 하면 가장 먼저 쓸 기술 블로그의 짤 역시 벌써 준비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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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호님의 Slideshare)

제가 이런 선택을 했다고 해서, 주변에 이를 종용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 보시면 혈압으로 쓰러지시겠지만) 항상 효자중에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 설 연휴때 이 이야기를 했을때 가족들의 반대가 좀 있었는데요.
어른들(?)이 반대하는데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겠죠?
그렇지만 너무 하고 싶을때는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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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날개)

지난 4년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기회와 권한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아니였다면 이만큼 성장할 수 없었을겁니다.
성장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배민에는 좋은 개발자분들이 많으신데요.
그 분들 못지 않게 더 성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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