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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직장인으로서의 시작

by 향로 (기억보단 기록을)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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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중에 도탑전기 라는 게임이 있다.
(도타 저작권 문제와 별개로)

intro

(출처 - 도탑전기 나무위키)

지금은 한국에서 더이상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게임이다.
요즘 나오는 조각 모으기 모바일 게임의 시초 인 게임이다.

여러 신화에 나올 법한 영웅들을 5명 조합하여 전투를 하는 게임이다.
100명이 넘는 영웅들로 나만의 5명을 조합한다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 게임에는 "국민덱" 이라고 하는게 있었다.
(덱이란 영웅들의 조합을 지칭한다.)

deck

(출처 - 도탑전기 공식 카페)

유료 아이템을 산 사람이 아니라,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조합이다.
즉, 웬만하면 따라만 하면 실패하지 않는 고효율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국민덱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나만의 영웅 조합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본인이 하고 싶은 영웅들로 채운 덱보다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다.

"아 나는 이 영웅이 좋은데, 쓰질 못하네"
"맨날 남들이 하던걸 해야하네"
"재미없어"
"이러면 무슨 재미로 게임을 해?"

이와 같은 생각으로 나만의 영웅들로 나만의 조합을 만드는데, 이러면 거의 99%는 망한다.
검증되지 못한 조합은 영웅들간의 시너지가 안난다던가, 특정 컨텐츠에서 사용할 수 없다던가, 일정레벨부터 효율이 떨어진다던가 등의 이유로 게임의 난이도를 말도 안되게 높게 만들기 때문이다.

국민덱이 국민덱인데는 이유가 있다.
"운이라는 요소 없이" 게임의 전반적인 요소를 대부분 즐길 수 있기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실험해서 나온 가장 최적화된 조합인 것이다.

인생을 게임이라고 하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직업, 즉 직장인이 국민덱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깐 내가 하고 싶다고, 좋아한다고 무작정 경제적 자립의 난이도가 높은 직업을 얻는게 정답은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정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직업인 체육계는 어쩔수없지만..
유튜브에 그 많던 야구선수들은 다 어디갔을까-ebs 를 보고 생각이 많아지긴 했다.

그 게임에서 국민덱은 게임에 익숙하기전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인생을 큰 게임이라고 본다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데 나름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시간을 벌어다주는게 직장인 이라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것은 국민덱으로 게임의 여러 요소를 고효율로 파악하는 중이라고 봤으면 좋겠다.
꼭 "나만의 직업을 가져야만 한다" 가 필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의 중반부터는 계속 국민덱으로 갈 것이냐, 나만의 덱으로 갈 것이냐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

  • 게임에 투자할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의 모든 컨텐츠를 불편함 없이 즐긴다면 계속 국민덱을 유지하는 것이고
  • 게임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나만의 덱을 연구하면서 남들은 겪지 않는 난이도로 남은 컨텐츠를 뚫고 간다

다만 이때는 이미 게임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진 상태라서 후자를 선택해도 위험도가 낮다.

여기서 제 3의 선택지도 있다.
국민덱이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것이다.
이럴 경우엔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라서 국민덱을 계속 발전시키며 전진한다.

재밌는 것은, 초반에 구상한 덱이 문제가 많아 초반부터 컨텐츠가 막힌 유저도 중간에 국민덱으로 전환해서 필요한 컨텐츠를 클리어하기도 한다.
(이후에 다시 본인이 구상한 덱으로 전환한다.)

나만의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채 직업을 정해놓고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일이다.

이유는 삶의 여러 요소를 경험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자립/독립하지 않고서는 삶에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경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평범한 직장인이 된다는 건 삶의 여러 요소를 고효율로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반부에 한번 선택해야할 때가 온다.)

물론 99%가 실패함에도 1%의 누군가는 게임 시작부터 본인만의 덱을 꾸리고, 말도 안되는 게임 난이도를 클리어해간다.
그럼 우린 그들의 노하우를 잘 받아들이고 그분들을 존경하고 격려하면 된다.

99%에 포함된다면 1%가 되지 못함에 너무 실망하지말고, 국민덱으로 게임을 즐기고 파악하면서 나만의 덱을 하나씩 준비하면 될 것 같다.

최근에 "직장인 보다 직업인이 되어야한다" 라는 말로 20대 대학생들이 직장인이 되면 큰일날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직장이 나와 맞지 않고, 다른 일이 나와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직장인으로 생활을 했고, 월급으로 그 일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직장인이 되는 것과 어떤 목적을 갖고 직장인이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르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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