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간의 이직 준비에 지친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면접 자리에만 가면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대화가 수월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자기 단점이라고 이야기하시길래 그건 단점이 아니라 약점일 뿐이라고 말씀드렸다.
요즘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발견할 때마다, 일부러 단점이라고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습관처럼 "이게 내 단점이지"라는 말이 올라오면, 이를 꽉 깨물고 "이건 내 약점이야"라고 생각한다.
영어로 미팅할 수도 없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포착하는 감각도 떨어지고,
돈을 버는 감각도 뛰어나지 않다.
(요즘은 코딩도 너무 오래 쉬었다.)
예전에는 이런 것들을 모두 내 "단점"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영어를 못하는 게 내 단점이야"라고 말하면, 영어를 못하는 현재의 상태가 마치 나라는 사람의 결함처럼 느껴졌다.
말은 능력 하나를 설명했을 뿐인데, 듣고 있는 나는 내 전체를 평가받은 것처럼 받아들인다.
반면에 "영어는 지금 내 약점이야"라고 말하면 조금 달랐다.
지금은 영어가 약하다.
그러면 연습하면 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번역 도구를 쓸 수도 있고, 영어가 덜 필요한 다른 능력으로 보완할 수도 있다.
혹은 지금 내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면 우선순위를 뒤로 미룰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선택지가 생긴다.
단점이라고 부를 때는 자책부터 했는데,
약점이라고 부르면 해야 할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단점이라는 말을 아예 없애려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태도는 여전히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무례함.
폭력적인 성향.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다른 사람을 반복해서 상처 입히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
이런 건 "원래 내가 좀 그래"라고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하지만 아직 잘하지 못하는 능력까지 나의 흠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영어를 못하는 것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포착하지 못하는 것도,
돈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것도
나라는 사람의 결함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내 약점이다.
키워 갈 수도 있고, 때로는 그대로 안고 살아갈 수도 있는 것들이다.
사전에서 두 단어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는 여기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내가 나를 대하기 위해 만든 언어 규칙에 가깝다.
나는 자주 쓰는 단어가 결국 내 생각을 지배한다고 믿는다.
부족함을 계속 단점으로 부르면, 나는 나를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보게 될 것 같다.
반대로 약점이라고 부르면, 부족함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에 가능성을 남겨둘 수 있다.
말만 바꾼다고 영어가 늘지는 않는다.
그분이 다음 면접에서 갑자기 말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말이 바뀌면, 그 부족함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에서
"이건 지금 내 약점이구나.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까?"로.
그래서 요즘은 이를 꽉 깨물고라도 고쳐 부르려고 한다.
"이게 내 단점이야" 대신, "이건 지금 내 약점이야".
계속 그렇게 부르다 보면, 그 부족함들은 정말로 내가 키워 갈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나를 부르는 말이, 내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