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오랫동안 쓰고 있다.
주변에서 라식이나 라섹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근데 정작 안과 의사분들 중에서도 "빛 번짐, 안구건조증" 때문에 안경을 쓰는 분들이 많다.
난 안경을 올해로 30년째 쓰고 있고, 여전히 안과에 가면 안경을 쓰신 의사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코딩은 6~12개월 내에 해결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인터뷰를 봤다.
AI가 코딩을 대체할 거라는 꽤나 강한 톤의 발언이다.
근데 정작 Claude 데스크탑 앱은 Electron이다.
Electron은 웹 기술(HTML/CSS/JS)로 데스크탑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프레임워크다.
소수의 개발팀이 웹, 앱, 데스크탑을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어서,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로 널리 쓰인다.
슬랙도, VS Code도 다 Electron이고, 스타트업이나 제품의 본질에 집중해야 할 때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다만 그 대가로 용량도 크고, 속도도 네이티브 구현보다 훨씬 느리다.
즉, 사용자의 사용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개발자의 생산성을 택하는 트레이드오프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AI가 코딩을 다 해결해 준다면서, 왜 자사 제품은 여전히 "개발자 생산성 우선"인 Electron을 쓰고 있을까?
구현이 더 이상 비싸지 않다고 외치는 회사가, 정작 본인 제품에서는 구현 비용을 아끼는 선택을 하고 있다.
최근 Claude가 레거시 COBOL 코드를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다는 주장에 IBM 주가가 폭락했다는 기사도 봤다.
개발 비용 제로 시대?
글쎄.
Claude 앱부터 개발자의 생산성보다 사용자의 사용성에 더 유용한 네이티브로 전환한 다음에, IBM 레거시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지 않을까.
AI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다.
우리 팀에 쌓인 레거시들을 해결하는 데 실제로 큰 도움을 받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우린 PM/PD/개발을 포함한 프로덕트 전체가 Claude Team Premium Seat를 쓰고 있다.
다만 Hype에 대해서 너무 휩쓸리진 말자라는 것이다.
AI 도구의 사용법 자체에만 매몰되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공부를 등한시하는 것이 걱정이다.
모든 의사들이 라식 수술을 하지 않듯이, AI 코딩을 외치는 회사들도 여러 제품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물론 어느 시점에는 정말 그런 날이 오겠지만, 지금 당장의 FOMO에 휩쓸려서 엔지니어링 공부 자체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결국 AI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10%를 누군가는 해결해야 하고, 그게 우리의 역할이다.
그 10%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은 결국 꾸준히 쌓아온 엔지니어링 역량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