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문득 퇴근하고 걸어오면서 나는 왜 회사를 계속 다니는걸까 하고 고민을 한적이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얻는게 무엇이 있을까?
이를테면 금전적인 여유?
- 직장이나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취업준비생보다는 낫겠지?
주변의 눈치?
- 직장을 다니니 주변에서 덜 스트레스 주긴 하더라
거의 저녁 10시는 되어야 집에 도착하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 바로 샤워하고 자야하는데 이러면 내가 만들고 싶은건 언제 만드나??
일정 압박으로 스트레스는 엄청 몰려오고,
2~3달에 1번 꼴로 새벽작업이 있어 생활리듬도 한번씩 깨지는데..
위의 장점들이 이걸 참을만큼의 가치가 있는건가?
그건 아닌것 같다.
그럼 난 왜 회사를 다니는걸까?
다음날 아침까지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더 깊게 생각하는건 멈추고 다시 출근을 하고 코드리뷰를 준비하였다.
우리팀은 코드리뷰 진행시 1명에게 리뷰를 맡기는것이 아닌 팀의 개발자 전체가 참석해서 코드리뷰를 진행하며, 보통은 코드에 대한 검증위주지만 이번 리뷰는 내가 작업하면서 알게된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내가 생각해도 이번 리뷰는 좀 신나게 발표한 것 같다.
이번 버전은 ~~문제를 해결한 버전인데 이걸 고치기 위해서 ~~를 적용했다.
이게 어떤거냐하면~~~
이건 ~~에서도 활용가능할 것 같다
단순 ctrl+c & ctrl+v 한게 아닌 개발팀에게 공유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실제 적용한 내용을 얘기하는데 그렇게 신날수가 없었다.
리뷰가 끝나고 그때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구나
나는 가수다 첫 방송에서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노래 '바람이 분다'의 가수인 이소라씨가 인터뷰한 내용이 생각난다.
당시 인터뷰 질문은 어떻게 나는가수다에 합류하게 되었나였다.
상업적 용도가 다분한 서바이벌 순위 프로그램에 은둔형 가수이자, 19년차 마이웨이 가수가 참가한다는건 너무나 놀라운 일이였다.
당시 대답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확실히 기억났던 내용이 이거였다.
"혼자하는건 또 재미없잖아요"
(나는 가수다 by MBC)
맞다. 이거다.
혼자서 코딩해서 만들고 싶은걸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할 수 있는게 어마어마한 장점인건 맞다.
근데 그럼 재미있을까?
그동안 몰랐던 내용을 공부해서 적용하였는데 이걸 자랑할 사람이 없다면?
생각보다 빠른시간안에 높은 퀄리티로 개발완료 하게 됐는데 그걸 알아줄 사람이 없다면?
하루 혹은 일주일 동안 공부한 내용을 남들에게 얘기하고 칭찬받고 격려받고 자랑하는것.
이게 너무 재미있고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같다.
(물론 내기준... 외적동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하면 난 위대한 사람이 될 생각이 없고 평범한데 조금 욕심있는 사람이니 상관없다.)
회사생활을 그리 오래하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란
구성원 본인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회사인것 같다.
그리고 이런 재미를 주지 못하는 회사에선 결국 하루하루 퇴근만 기다리는 월급 좀비가 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