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장하면서 "저 사람처럼 코드를 작성하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 코드를 그대로 따라친 적이 많다.
원어민의 발음을 쉐도잉 (Shadowing) 하듯이 그들의 프로젝트 코드를 처음 Git log부터 순서대로 따라 작성했다.
테스트 주도 개발 책에 예제를 활용해서 JUnit을 TDD로 직접 만들어 보거나,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따라치면서 로드 존슨을 비롯한 여러 개발자들이 왜 당시에 이렇게 작성했는지 고민해보곤 했다.
직접 하이버네이트의 기본 기능을 만들어보고 하이버네이트는 내부적으로 어떻게 구현했는지 비교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해당 프레임워크들의 Git log대로(고민의 흐름대로) 작성하다보면 그들의 생각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실무에서 무언가 내 의도대로 안되었을 때, 되어야 하는데 안되는 건지, 애초에 안되야 하는게 맞는건지를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되어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예상 되는 지점을 좁힐 수 있었다.
한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필사하기도 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같은 책들은 그 당시의 생생한 주변 풍경을 너무 잘 묘사해서 이 표현을 너무 닮고 싶었다.
히로시마의 선발 투수는 분명 다카하시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쿠르트의 선발은 야스다였습니다. 1회 말, 다카하시가 제1구를 던지자 힐턴은 그것을 좌중간에 깔끔하게 띄워 올려 2루타를 만들었습니다. 방망이가 공에 맞는 상쾌한 소리가 진구 구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띄엄띄엄 박수 소리가 주위에서 일었습니다.
나는 그때 아무런 맥락도 없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문득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그때의 감각을 나는 아직도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하늘에서 뭔가가 하늘하늘 천천히 내려왔고 그것을 두 손으로 멋지게 받아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어째서 그것이 때마침 내 손안에 떨어졌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건 아무튼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일종의 계시 같은 것이었습니다. 영어에 epiphany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어로 번역하면 ‘본질의 돌연한 현현顯現’ ‘직감적인 진실 파악’이라는 어려운 단어입니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어느 날 돌연 뭔가가 눈앞에 쓱 나타나고 그것에 의해 모든 일의 양상이 확 바뀐다’라는 느낌입니다.
바로 그것이 그날 오후에 내 신상에 일어났습니다.
그 일을 경계로 내 인생의 양상이 확 바뀐 것입니다.
데이브 힐턴이 톱타자로 진구 구장에서 아름답고 날카로운 2루타를 날린 그 순간에.[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제 2회 소설가가 된 무렵]
컨퍼런스에서 누군가 이목을 끄는 장표를 만들었다면 그걸 사진을 찍어두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기도 하고,
유튜브, 팟캐스트 등에서 좋은 인터뷰 질문이 있으면 그걸 기억해두고 다음 우리 촬영때 그 질문을 응용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혼자서 창작하는데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주변의 많은 재료들을 최대한 흡수해서 응용하는 것을 주로 하던 입장에서는 위로와 함께 좀 더 구체적인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1부까지는 역설계라는 말에 어울리는 내용들이였지만, 2부 부터는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전달한다.
그래서 2부 부터는 역설계 내용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2부 역시 배울게 많았다.
- 성장을 위해 선행지표, 후행지표를 제대로 정하는 방법
- 최대한 실행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 반복적 연습이 아닌 전략적 연습을 수행하는 방법
- 전문가에게서 값진 조언을 얻는 법
등등 그간 보았던 여러 탁월함에 대한 책들의 종합 개론서 같은 느낌이 2부였다.
당장 실행해야할 액션 아이템들도 얻었다.
연구 팀은 중간고사 일주일 전에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상상하라고 말했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좋은 성적이 아니라 공부하는 과정을 상상하라고 했다.
세 번째 그룹에게는 일주일 동안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게 했다.
...
어느 그룹이 중간고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을까?
당연히 공부하는 과정을 상상한 그룹이었다.
이들은 실제로 더 열심히 공부했고 불안감이 줄었으며 성적도 더 높게 나왔다.
...
대조군과 비교할 때, 짐캐리처럼 성공을 상상한 그룹이 중간고사 성적이 가장 낮았다.
...
바라는 결과를 달성한 모습을 상상할 때 경험하는 감정적 보상이 성공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려는 욕구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6장 - 뻔한 연습이 아니라 전략적 연습이 필요하다]
"결과"에 대한 상상이 아닌 "과정"에 대한 상상이 훨씬 더 높은 성취를 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 확신이 생겼다.
프로젝트가 시작 되기 전에 "이 프로젝트가 잘 되면 어떤 즐거운 결과가 있을 것인지"를 이야기 했다면, 이제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에서 발생할만한 일을 좀 더 자주 이야기하고 팀원들이 미리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컨대 중요한 기획서를 작성하는 중이라면 동료에게 그냥 "피드백을 달라"고 하지말고, 첫 단락이 읽는 이의 호기심을 끌어당기는지, 또는 프로젝트 스케줄이 의욕적으로 느껴지는지 물어보라"
[7장 - 전문가에게서 값진 조언을 얻는 법]
하반기 피드백 기간에는 셀프 피드백 항목에 "동료에게 피드백을 받고 싶은 역량, 프로젝트 등이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와 같이 어떤 피드백을 받고 싶은지 스스로가 작성하도록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10가지" 에 책의 각 챕터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요약 정리해준 것은 이 책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 더 집어준 것 같아 좀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오랫만에 하루키의 책을 다시 필사해야겠다.
책 속 문장
"날마다 그 책을 펴서 두 페이지를 필사했다.
한 문장 한 문장 옮겨 적으면서 글의 리듬을 받아들이고 대화 처리 방식, 단 몇 줄로 인물의 성격을 암시하는 기법 등을 음미했다.
'낯설게' 느껴지는 음식에서 그런 맛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훨씬 더 강렬한 효과를 낸다.
낯선 맥락 속에서 그런 기본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째, 창의성은 고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아이디어의 융합에서 나온다.
...
둘때, 독창성은 창의성과 동의어가 아니다.
...
비즈니스 세계에는 시장을 선점하고도 더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경쟁자들에게 밀려 뒤쳐진 사례가 허다하다.
셋째, 역설계는 창의성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해 뭔가를 전과 다른 창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저력을 키워준다.
모방을 위해서는 해당 작품을 만드는 동안 원작자가 내린 결정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또한 모방 작업을 하다 보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요소나 기회를 민감하게 인식하게 된다.
모방은 새로운 관점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며, 우리 자신의 작업 방식에 숨겨진 창의적 기회를 찾게 도와준다.
로빈슨의 강연 방식은 물론 훌륭하다.
그러나 30초마다 농담이 나오고 풍부한 일화를 곁들인 강연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 모두가 그런 강연을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다.
본받고 싶은 강연 스타일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다른 강연자를 찾아라.
그의 강연을 보면서 역방향 개요를 작성하고 특성들을 수치화하고 강연의 얼개를 구성해보라.
이것은 다양한 결과물을 해부해 효과적인 구조를 발견하는 대단히 유용한 방법이며, 당신은 그 구조와 공식을 당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요컨대 전문가는 비전문가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들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지름길을 활용하고, 자신이 하는 행동을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것을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지 못한다.
성공적인 작업에 필요한 행동을 분석해서 말해달라고 하면, 그들은 70퍼센트를 빼놓고 말한다.
그리고 설명해주는 30퍼센트는? 대다수 사람들이 조금 힘겨워하거나 또는 아예 이해하기 힘든 언어로 설명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창업하려고 하는 사람 중에서 이전의 직장에서 다니면서 하는 사람과, 직장을 관두고 전업으로 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성공할 것인가?
전업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더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직관적인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그 반대.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사람이 여러가지 기회와 가능성을 충분히 살피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인 직장인으로서 준비하는 것이 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리스크를 선택함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아래의 4가지 방법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 규모가 작은 청중을 상대로 테스트하고
- 가명 활용하기
- 먼저 아이디어부터 판매하기
- 포트폴리오 다양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