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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회사개조

by 향로 (기억보단 기록을)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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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읽었던 실리콘밸리식 기업 관리, 성공 방법과는 다른 결의 책이여서 마치 뉴키즈 온더 블럭(New Kids on the Block) 같았다.
현대 경영에서 미국식이 아닌 일본식으로 승부를 본 과정을 본 셈이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가장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은 '사장' 이라는 단어였다.
그간 봐왔던 실리콘밸리식 경영 서적들은 결국 'CEO' 를 중심으로 둔다면 이 책은 '사장'을 중심으로 둔다.
흔히 접하던 미국식 경영 서적에서 이야기하는 'CEO' 중심의 전략적 리더십과는 결이 달랐다.

'사장' 은 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회사 내 문제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책임자이자 핵심적인 코치로 묘사된다.
사장은 현장에 가까이 있으며, 조직 내의 업무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책 후반부에 있는 '아마추어를 프로로 키우는 조직'이라는 챕터에서는 사장이 조직 내 병목 지점을 파악하고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코치로서 역할을 가장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CEO와 사장에는 인재를 다루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나 '하드씽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과 같은 책에서는 주로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맞지 않는 사람을 신속히 내보내는 채용과 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반해, '회사개조' 는 기존 직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리콘밸리식 경영 서적에서는 대부분 '채용'과 '해고'를 대단히 강조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은 리더를 채용하고, 안좋은 리더는 어떻게 해고해야하는지, 좋은 팀원을 뽑기 위한 채용 프로세스는 어떻게 가져가야하는지 등이 강조되는 반면, 이 책은 내내 팀원과 리더를 육성하고 각성 시키는 법에 집중한다.

그래서 사장이 코치가 되어 도제식으로 리더 하나 하나를 육성한다.
외부에서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 보다, 기존의 팀원들을 어떻게 각성시키고, 그 중에서 좋은 리더를 선별해서 1년, 2년 성장할 때까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모습이 '사장' 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아니다 싶은 팀원 혹은 리더와 빨리 헤어지고 나서 후회한 적은 없지만, 늦게 헤어져서 후회한 적은 많다" 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그게 맞는 경우도 꽤나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동료, 리더의 잠재력을 끝까지 끌어내보았는가? 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책 속 문장들

회사가 느끼는 ‘위기’와 사원이 품는 ‘위기감’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비례 관계라 하는 편이 옳다.
요컨대 사원들의 실적이 떨어져 위기감이 높아야 할 회사일수록 사내 분위기는 해이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실적이 좋아 위기와는 거리가 먼 듯한 기업일수록 사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
...
조직의 위기감을 높이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자네들은 위기감이 부족해!”라고 소리친다거나, 경영 풍토를 바꾸기 위해 “풍토를 개혁합시다!”라고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원들을 변화시킨다고 “의식을 개혁합시다!”라고 부르짖기만 하는 경영자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회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먼저 철저한 계산을 통해 전략적인 접근법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행동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선봉에 서서 모든 비난과 저항을 받아낼 각오로 기존의 조직과 가치관을 무너뜨려야 한다.

"실적이 좋아 위기와는 거리가 먼 듯한 기업일수록 사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 는 비단 회사가 아닌 개개인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 같다.

기업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도 생긴다.
물론 꼭 필요한 경우라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사업의 일부를 매각했다고 해서, 살아남은 사원들이 활력을 되찾고 회사의 전투력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구조조정을 통해 일시적으로 적자를 줄였을 뿐 조직 내의 업무 방식도 예전 그대로이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도 여전히 부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늘 강조했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인원 감축 같은 발상이 아니라 ‘지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눈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경영 리더가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 전략에 공감한 사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달리기 시작하면 변화가 일어난다.
예전의 그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몇 배는 더 열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사에구사는 지난 회사에서 그런 경험을 수없이 했다.
새로운 전략을 축으로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의 활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회사 개혁의 가장 큰 원칙이다.

나는 미스미 그룹이 오래도록 활력이 넘치는 조직을 유지하길 원했다.
이를 위한 열쇠는 경영진의 ‘구호’나 막연한 ‘정신론’이 아니다.
조직이나 전략에 구체적인 ‘장치’를 담아야 한다.
사내의 시스템을 꾸준히 혁신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끊임없이 뒤흔드는 것 이외에는, 비대해진 조직에 따라붙는 관료화의 숙명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회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먼저 철저한 계산을 통해 전략적인 접근법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행동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비난과 저항을 받아낼 각오로, 본인이 선봉에 서서 기존의 조직과 가치관을 무너뜨려야 한다 (p.290)
이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러나 최고경영자가 실현하고자 하는 과제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면 마음이 놓일 때까지 직접 현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 프로페셔널의 기량을 지닌 사람과 현장에서 동행하며 ‘장인의 디테일’을 직접 대면하고 함께 상황을 헤쳐나가는 경험만으로 직원들은 빠르게 성장한다.

조직의 모든 변화는 강력한 리더로 시작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줬다.
조직의 변화는 항상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결국 리더가 그 저항을 뚫고 변화를 만들어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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